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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교수의 글

채근담 82. 나중에 남는 것

채근담(菜根譚) 82. 나중에 남는 것_전집 82장

 

풍래소죽(風來疎竹) 풍과이죽불류성(風過而竹不留聲).

안도한담(雁度寒潭) 안거이담불류영(雁去而潭不留影).

고군자(故君子) 사래이심시현(事來而心始現) 사거이심수공(事去而心隨空).

 

대숲에 바람이 불어오면 소리가 나지만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대숲에는 소리가 남지 않는다. 기러기 떼가 호수를 지나가면 그림자가 비치지만 기러기 떼가 지나가고 나면 호수에는 그림자가 남지 않는다. 이처럼 군자도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움직이고, 일이 없어지면 마음도 따라 이전과 같이 된다.

 

* 핵심 주제

어떤 일이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끈기 있는 집착과 집념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어떤 사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시야가 좁혀져 버리면 마음의 자유로운 기능을 잃게 되어 정신상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

스스로 굳은 신념이라며 자부하는 것도 때로는 편협한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 수가 있다. 일점주시(一點注視)라든가 일사전념(一事專念)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유로운 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